황 성 찬 ( HWANG sungchan )
결정적이지 못한 순간
2022.05.25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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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이지 못한 순간
황성찬, 그는 오지 여행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사진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 다운 긴장감이나 화면을 압도하는 격렬함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화면 전체 어디를 봐도 작가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지도 않다. 풍경 사진인지, 기념사진인지도 알 수 없는 무엇을 설명하는지도 모호한 이상한 사진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선이 있다. 그것은 그의 사진에서 순간 나오는 친근하고 자유로운 인물들이다.
이 작품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를 생각하면 바로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화면의 주인공이며 소재이며 주재이다. 그들이 사는 일상의 풍경과 하나가 된 인물.
이런 화면은 그곳을 한두 번 방문해서는 나올 수 없는 풍경이다.
작가가 10년 가까운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결혼, 졸업 기념사진 등을 찍어 주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로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 그들에게 줄 선물로서의 사진이다. 그래서인지 그 화면에는 특별한 설명이나 설정도 없다.
이번 작품 '결정적이지 못한 순간'에서는 작가의 작품보다는 그의 여행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화면을 살펴보면 카메라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중요한 순간적 포착이 아닌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자칫 너무 평범해 보이는 옆집 사람들과의 관계가 드러난다. 그것은 그가 오지 여행을 하면서도 그곳 오지의 사람들을 먼 곳의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옆집 사람들처럼 가까이하기 때문이다.
이런한 화면에 인물과 작가의 관계가 드러난다.
이것은 기존 사진작가가 추구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기함으로써 가능한 작품이다.
오지가 가난하거나 미개하다는 생각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작가 자신의 삶을 동일시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다시 생각하고 배워야 하는 것은 평등한 사랑의 진정성이다. 누구에게는 오지 여행이고 누구에게는 일상이 아님을 그는 작품으로 말하고 있다.
결정적이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은 그 어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보다 더욱 결정적인 사진이다
2012 글_ 홍성덕
황 성 찬 ( HWANG sungchan )
결정적이지 못한 순간
2022.05.25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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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이지 못한 순간
황성찬, 그는 오지 여행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사진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 다운 긴장감이나 화면을 압도하는 격렬함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화면 전체 어디를 봐도 작가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지도 않다. 풍경 사진인지, 기념사진인지도 알 수 없는 무엇을 설명하는지도 모호한 이상한 사진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시선이 있다. 그것은 그의 사진에서 순간 나오는 친근하고 자유로운 인물들이다.
이 작품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를 생각하면 바로 화면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화면의 주인공이며 소재이며 주재이다. 그들이 사는 일상의 풍경과 하나가 된 인물.
이런 화면은 그곳을 한두 번 방문해서는 나올 수 없는 풍경이다.
작가가 10년 가까운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결혼, 졸업 기념사진 등을 찍어 주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그러니까 작가로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 그들에게 줄 선물로서의 사진이다. 그래서인지 그 화면에는 특별한 설명이나 설정도 없다.
이번 작품 '결정적이지 못한 순간'에서는 작가의 작품보다는 그의 여행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화면을 살펴보면 카메라를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중요한 순간적 포착이 아닌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자칫 너무 평범해 보이는 옆집 사람들과의 관계가 드러난다. 그것은 그가 오지 여행을 하면서도 그곳 오지의 사람들을 먼 곳의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옆집 사람들처럼 가까이하기 때문이다.
이런한 화면에 인물과 작가의 관계가 드러난다.
이것은 기존 사진작가가 추구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기함으로써 가능한 작품이다.
오지가 가난하거나 미개하다는 생각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작가 자신의 삶을 동일시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다시 생각하고 배워야 하는 것은 평등한 사랑의 진정성이다. 누구에게는 오지 여행이고 누구에게는 일상이 아님을 그는 작품으로 말하고 있다.
결정적이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은 그 어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보다 더욱 결정적인 사진이다
2012 글_ 홍성덕